<목차> Ⅰ. 들어가며 Ⅱ. 진입 계기 Ⅲ. 수험생활 Ⅳ. 공부 방법 대전제 – 공부 방법을 찾는 방법 Ⅴ. 1차 시험 공부 방법 1. 일반적 방법론 2. 구체적 방법론 Ⅵ. 2차 시험 공부 방법 1. 일반적 방법론 2. 구체적 방법론 Ⅶ. 마치며 |
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제59회 변리사 시험에 합격한 한성민입니다. 수험시절, 종종 합격 수기 쓰는 날을 상상하곤 했는데, 이렇게 직접 합격 수기를 쓰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Ⅱ. 진입 계기
고3 시절, 머리 감는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서 반삭발하고 다닐 정도로 (약간 오버스럽게) 공부에 열정이 있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다 수능 100일 전에 급성 간염에 걸려서 장기 입원하게 되었고, 퇴원 후에도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려서 수험생활에 지장을 많이 받았었습니다. 대학은 진학했지만, 수능 직전 기간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는 괜한 아쉬움이 항상 마음 한편에 있었습니다.
대1 때는 그냥 생각 없이 놀았던 것 같은데, 대2 때는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일반적인 취업 루트 말고 뭔가 ‘개인적 의미의 도전’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의전원, 기술고시, 변리사, 로스쿨, 대학원, 대입 재수 등등 많은 선택지를 놓고 고민해보았습니다. 직접 현직 분들을 찾아가서 조언도 구했습니다. 그러다 적성, 난이도, 기회비용, 사회적 지위, 연봉, 업무지역, 지식 활용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서 ‘변리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Ⅲ. 수험생활
1)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군대에서 예열(豫熱) 겸 한자 3급을 취득했었습니다. 합격 수기 중에 한자 3급을 취득하며 시작했다는 글을 읽은 적 있어서 저도 따라 했던 것인데, 상식 면에선 큰 도움이 되었지만, 변리사 시험공부에 딱히 도움이 되진 않았습니다.
2) 하루하루 공부를 양적으론 정말 많이 했었는데 2차 시험에선 조금씩 모자란 결과가 나왔었습니다. 매사 욕심을 버리지 못했던 공부 방법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3) 그러다 허리를 한번 크게 다쳤습니다. 곧 나아지겠지 싶어서 기다렸는데 점점 통증은 심해져 갔었습니다. 앉아서 공부하기는커녕 일상생활이 어려웠었습니다. 심할 때는 화장실도 혼자 못 가서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처리하고, 통증 때문에 잠도 3시간 이상 연속으로 못 잤었습니다. 오른쪽 다리 마비도 와서 다리를 많이 절었었습니다. 해당 연도의 시험을 완전히 날렸었고, 후년엔 결국 수술까지 받았었습니다. 수술 직후라 책상에 오래 앉아 있기가 어렵다 보니 수술받은 연도의 시험도 큰 지장을 받았었습니다. 차마 길게 쓰지는 못하지만, 심적으로 정말 힘든 시기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시기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 저 자신이 대견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4) 절치부심하여 시험을 다시 준비하였습니다. 부모님께 지원을 안 받고 생활비, 학원비를 직접 알바로 벌면서 공부를 병행했습니다.
5) 그리고 결국 제59회 변리사 시험 최종 합격자 명단에 제 이름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Ⅳ. 공부 방법 대전제 – 공부 방법을 찾는 방법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정말 수없이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주위에 조언을 구하게 되는데, 상반되어 보이는 다양한 조언을 듣게 되어 오히려 고민이 깊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필속은 암기의 문제다. 외우면 많이 쓸 수 있다. 시험장에 가면 초인적인 힘이 생긴다.’라는 조언도 들어봤지만, 매번 시험장 가면 답안지 한 권도 못 채웠고, 암기가 숙달된 상태인데도 민소법을 13장도 못 쓴 적도 있었습니다.
‘학원 가서 GS 많이 써 볼 필요 없다. 어느 정도 하고 나면 목차만 잡아보면 된다.’라는 조언도 들어봤었지만, 저는 결국 매주 학원 와서 쓰는 게 제일 효율이 높았었습니다.
’민소법은 두꺼운 기본서를 고집하기보단, 얇은 요약서에 단권화하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다. ‘라는 조언도 들어 봤지만, 결국 얇은 요약서는 제게 맞지 않았었고, 두꺼운 기본서로 돌아오게 되었었습니다.
이 시험 특성상, 합격자들도 자기 경험에 맞춰서 조언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이고요.)
공부 방법의 핵심은 ‘메타인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본인의 결점을 스스로 분석하셔서, 본인에게 맞는 보완책을 찾아, 실행하셔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조언은 ’간접사실‘로 받아들이시고 판단의 주체는 무조건 본인이라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혜로운 피드백을 통해 본인의 답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Ⅴ. 1차 시험 공부 방법
1. 일반적 방법론
1) [반 이상은 이미 출제된 문제 및 그 변형 문제입니다.]
변리사 시험에서 한 문제의 선지는 5개입니다. 아무리 최고난도 고시에 속해도 모든 선지를 매번 새로 만들 수는 없고, 꽤 많은 선지가 반복해서 출제되고 있습니다. 기출문제를 먼저 정복하는 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기출문제 및 관련 개념만 이해·정리해도 양이 정말 많습니다. 대부분 이걸 못해서 1차 시험에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2) [강사님들이 예상 문제로 찍어주시는 건 어느 정도 이유가 있습니다.]
출제자분들에겐, 작년과는 조금 다른 문제이지만 출제 오류가 없고 변리사 시험 틀을 벗어나지 않은 문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으실 겁니다. 그래서 출제자분들에게는 i) 몇 년 전에는 나왔었지만, 작년에는 안 나왔던 문제 유형, ii) 중요한 논점인데도 출제가 안 된 유형, iii) 타 시험(변호사시험, 피트 등)에서 미리 출제해본 최신기출문제 유형 iv) 최신판례 개정법 유형 등이 꽤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이렇게 ‘출제 주기가 돌아온 문제’, ‘최신 이슈 문제’ 등은 강사님들이 찍어주시니 꼭 정리하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3) [만점 받아야 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 틀려도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시험에 필요한 공부량이 적거나 난이도가 쉬워서, 만점 근처에서 한·두 문제로 승부가 나는 시험도 있습니다. (예: 중·고등학교 내신 시험) 변리사 시험은 난이도가 상당하므로, 평균 7~80점 근처에서 커트라인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틀려도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남들이 다 틀리는 문제는 찍어도 되며, 남들이 맞출만한 문제를 실수 없이 맞히면 합격할 수 있습니다.
4) [법학은 회독이 중요합니다.]
법학은 앞 내용과 뒷 내용이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뒷 내용을 이해해야 앞 내용도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부분을 정확히 이해해서 쌓아나가야 하는 공학 과목과 다른 성격이 있습니다. 전체적인 조망의 중요성이 아주 큽니다. 뒷 내용도 봤다가 다시 앞으로 오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핵심적 부분(ex. 법문의 굵직한 요건과 중요판례)은 초기에 이해 및 암기하셔야 하지만, 세부적이고 복잡한 부분(ex. 절차적 내용, 지엽적인 판례)은 여러 번에 걸쳐 이해 및 암기하신다고 접근하시면 좋습니다.
5) [in만 하지 마시고, out을 연습해보셔야 합니다.]
교수님들이 이 시험을 통해 뽑고 싶은 사람은 ‘물어봤을 때 딱딱 간결하게 답을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관점을 갖고 접근하시면 좋습니다. 여러 번 공부한 책인데도 추상적인 느낌만 남아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추상적 느낌만 남아있는 게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선, 중요한 부분은 간결하고 자신감 있게 답변할 수 있는지 점검하며 공부하시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6) [1차도 어렵습니다.]
변리사 시험 합격 수기를 읽어보면 단기간에 합격한 공부 괴수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다만 1차 시험 합격률이 20% 정도이고, 2차 시험 합격률도 18% 정도밖에 안 됩니다. 통계적으론 대부분이 떨어지는 시험이란 걸 명심하시고, 기간 여유를 충분히 잡고 1차에 최대한 집중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1차를 여유 있게 커트라인을 넘기면 1차 시험 발표일 전까지 2차 시험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다만, 모의고사를 봐보면 커트라인을 이미 상회하는 등 충분한 자신감이 있으시다면 신중한 판단을 통해 2차 과목을 미리 하셔도 좋은 것 같습니다.
2. 구체적 방법론
1) [공부 순서]
민법-특허법-상표법-디자인보호법 순서가 정석이고, 무난하다고 생각합니다. 법학 한번 다 돌리고 자과를 하셔도 좋고, 법학 사이사이에 자과를 병행하셔도 좋습니다. 저는 지루하지 않게 자연과학을 한 과목씩 병행해서 공부했었습니다.
2) [민법 팁]
전통적인 과목이다 보니 대부분 논점이 이미 출제되어 있고 그 틀 안에서 대부분 출제되고 있습니다. 다만, 변리사 시험에선 내용적으론 아주 깊게 나오진 않는 추세입니다. 너무 깊게 접근하지 마시고 남들이 다 보는 변리사 수험용 요약서를 여러 번 읽고, 객관식 기출 문제집을 여러 번 풀어보시면 좋습니다. 다만, 답을 맞혔어도 헷갈리는 선지는 꼭 분석하셔야 합니다.
객관식 문제집 문제를 대부분 맞힐 수 있는 실력이면 고득점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다만, 교재의 중점을 어디에 둘지는 자신의 취향에 맞추셔야 합니다.
객관식을 여러 차례 돌리셨으면
틀린 내용 위주로 요약서에 필기해서 요약서 위주로 다독하셔도 좋고
요약서로 머릿속에 틀을 만드시고 객관식 문제집 위주로 다독하셔도 좋습니다.
객관식 문제집은 문제는 대동소이하다 보니 ‘해설’이 자세한 교재가 좋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포객(포인트 민법 객관식)이 좋았습니다.
3) [특허법 팁]
조문만 살짝 바꾼 문제와 판례를 살짝 바꾼 문제가 주를 이룹니다.
조문은 많이 읽어서 친숙해져야 합니다. 제29조, 제42조, 제47조, 제51조, 제52조, 제54조, 제55조, 제56조 등과 같이 자주 쓰이고 여러 요건이 많이 들어있는 조문은, 한 조문에 몇 항까지 있는지와 각 항의 핵심 내용이 뭔지 정도만 외워두어도 좋은 것 같긴 합니다. 다만, 모든 조문 번호까지 다 외울 필요성은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판례는 최대한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다만, 혼자서 괜히 너무 깊게 생각하며 시간을 끄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판례 원문의 사실관계까지 읽어보고, 관련 판례 평석까지 읽어봐야 어느 정도 제대로 된 이해가 가능한 판례도 있습니다. 그런데 1차 문제집에 나와 있는 요약된 선지를 읽으며 혼자 깊은 이해까지 하려고 한다면 시간을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허법 1차 시험 문제의 답을 맞히기 위해서 깊은 이해까진 필요하지 않기도 하고요.
그러니,
i) 객관식 선지의 답을 고르는 데 문제가 없을 정도로만 ‘스스로 이해’하시거나
ii) (시간이 좀 있으시다면) 판례강의를 추가로 수강하여 ‘강사님의 설명’을 통해 이해하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어느 정도 이론을 숙지 후, 요약서와 객관식 문제집을 번갈아(또는 병행해서) 회독하면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4) [상표법 팁]
조문만 살짝 바꾼 문제와 판례를 살짝 바꾼 문제가 주를 이룹니다.
특허법과 겹치는 부분도 많은데 그 부분에 대한 법리는 특허법에서 물어보는 경우가 많고, 상표법에선 상표법 특유 법리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됩니다.
제33조, 제34조, 제90조, 제119조 등이 상표법 특유 법리의 중핵을 이루게 됩니다. 상표법을 초기에 공부하실 때는 어느 정도 이해하셨으면 일단 제33조, 제34조, 제90조, 제119조 등의 요건 및 판단 시기부터 ‘암기’로 접근하시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상표법에선 각 조문의 요건과 판단 시기가 ’그 정도가 적당해서‘ 정해진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니, ‘이 조문이 왜 이렇게 규정된 것인지’ 에 대해 필연성을 지나치게 고찰하는 것은 초기엔 효율적이진 않은 것 같습니다.
2회독 정도부터는 기본서(혹은 요약서)를 관성적으로 쭉 읽으시지 마시고 중요 조문은 요건을 간략하고 정확하게 말 할 수 있게 숙달해 놓으셔야 틀이 잡힙니다. 잡아놓은 틀 위에 판례의 법리를 쌓는다는 느낌으로 접근하시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5) [디자인보호법 팁]
특허나 상표와 달리 심사기준 내용도 꽤 출제됩니다.
판례가 많지 않아서 나올 수 있는 내용이 한정적인 편입니다.
특허법과 비교하면서 특이한 내용을 정리하시고, 기출문제 위주로만 반복 숙달하시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6) [법학 강의 수강 팁]
민특상디 모두 내용 면에서는 기본강의만 들어도 충분합니다. 공부가 잘되고 있는 느낌이 든다면, 기본강의만 들으시고 혼자서 객관식 다독하시면 충분합니다.
다만, 기본강의를 들을 때 소화가 충분히 안 됐거나, 기본강의를 들었던 기간과 객관식 문제집을 푸는 기간이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경우 등에는 요약서와 문제집의 진도를 빼는 데 지나치게 오래 걸리거나, 객관식 문제집 자체의 정답률이 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시간 여유가 있다면 중급강의나 객관식 문제집 강의를 듣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혼자서는 책장이 너무 안 넘어갈 때, 강사님이 같이 책을 넘겨준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기본강의만 들어도 충분한 상태인지, 중급강의도 들어야 효율적인 상태인지는 본인만이 알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해 드립니다.
7) [자연과학 팁]
자연과학은 수험생마다 점수의 편차가 큰 편이기 때문에, 자연과학 고득점을 받으면 1차를 안정적으로 합격할 수 있습니다.
정말 자신 있는 과목이 있다면 강의 없이 스스로 정리하시고, 그런 과목이 없다면 전부 변리사 시험용 기본강의는 수강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문제를 많이 풀면서 문제에서 알게 된 점을 얇은 요약자료에 단권화했고, 이후에는 그 얇은 요약자료를 다독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덕분에 시험 전날 1회독 하는 데 부담이 없었습니다.
수험생마다 시작 지점이 너무 다른 과목이라서 지극히 주관적인 팁만 드리자면,
① 화학은 고득점을 노렸던지라 피트 문제집까지 풀었습니다. 피트 쪽이 시장 규모가 크다 보니 해설 퀄리티가 뛰어나서 만족스러웠습니다.
② 지구과학은 ‘기본교재에 있는 문제 + 기출’만 해도 양이 많아서, 그것만 반복했습니다.
③ 생물은 시간이 없어서 문제는 거의 못 풀었고, 전반적 암기만 수회 반복해서 다졌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생명과학 1, 2를 하여서, 암기만 리마인드하면 문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④ 물리는 이론 강의 수강 후 2~3장짜리의 공식프린트를 보며 문제 자체를 많이 푸는 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같은 문제만 반복해서 풀기보단, 비슷한 문제까지 어느 정도 확장해서 풀어봐야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논리구조 자체가 복잡하다 보니, 문제 풀이 인강을 듣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는 과목 같습니다.
⑤ 최종 정리 및 중요 문제 풀이 강좌는 1~2일 정도면 수강할 수 있는 데, 개인적으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Ⅵ. 2차 시험 공부 방법
1. 일반적 방법론
1) [논술형 시험의 지향점]
처음에는 ‘공부를 많이 해서 틀리지 않은 얘기를 많이 쓰면 운이 좋아 붙겠지’ 정도로 안일하게 생각하고 2차 시험에 접근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향점이 분명하지 않으면 공부 방향이 계속 흔들리게 됩니다.
표현이 좋을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변리사 2차 시험은
‘물어본 질문에 대한 논리적 답을 간결하게 또는 풍부하게 답변하는 능력’
을 평가하는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엔,
물어본 것을 답해야지 질문과 상관없는 부 논점 암기를 자랑만 해선 안 됩니다.
답변 과정은 모순 없이 논리적이어야 합니다.
교수님이 의도한 답을 최대한 맞히려 해야 합니다.
중언부언 없이 깔끔하게, 핵심을 간결히 답변해야 합니다.
가끔은 간결함을 모아서 풍부하게 답변해야 합니다.
상술하면,
i) 예전에는 부 논점도 배점이 있을지 모른다는 강박 때문에 자꾸 백화점식으로 답안을 썼습니다. 그러나, 방향성을 잡은 뒤에는 제 답안이 ‘질문에 대한 충실한 답이 되었는지’를 중심으로 피드백해나갔습니다. 간혹 GS에서 상관없는 일반론을 더 써서 저보다 고득점한 경우를 보아도 크게 개의치 않아 했습니다.
ii) 글이 논리적으로 되려면 ‘논리구조’가 명확하고, ‘논거’가 정확하고 풍부하며, 글 전체에서 ‘강약 조절’이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iii) 예전에는 논점과 답이 조금 틀려도 논리적이면 된다고 생각하고 공부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는 항상 출제자님의 ‘의도한 답’이 뭘 지를 생각하면서 답안을 작성했습니다.
물론, 답을 틀려도 충분히 논리적이라면 딱히 감점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답만 맞고 논리구조가 부실하면 저득점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부를 할 때’는 출제자분이 ‘의도한 답’이란 게 있다고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많은 문제를 풀다 보면 답을 맞힌 문제와 맞히지 못한 문제가 분명히 구분되니 피드백할 대상이 분명해지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한, 답이라는 목적지를 확실히 염두에 두다 보니, 글의 논리 방향이 흔들리게 되는 것도 줄어들었습니다.
iv) 예전에는 아는 내용에 비해 배점이 너무 크면 중언부언 말을 늘려서 답안을 작성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는 머릿속의 논리를 ‘간결’하게 지면에 표현하려 노력했습니다. 배점이 커서 풍부히 써야 하는 상황에도 ‘간결함을 모아서’ 풍부함을 만들었습니다.
2) [A급과 B~C급의 준비 방법]
i) 논점의 중요도는 GS를 수강하고, 기출문제를 분석하며 자연스럽게 체득했습니다.
ii) B~C급은 한 논점 안에서 외워야 할 범위를 좁힌 대신, 좁힌 범위 내에선 확실하게 암기했습니다. 추상적으로 느낌만 기억해선 답안을 간결하고 논리적으로 쓸 수 없었습니다. ‘확실히’ 기억하는 부분을 만들어두면, 배점에 따라 살을 붙여서 풍부하게 쓸 수도 있습니다. (= ‘좁혀서’ 대신에 ‘확실하게’)
| A급 논점 | B~C급 논점 |
준비 정도 | 판례 - 표현 거의 살려서 쓸 수 있게 학설 및 검토 - 논거 다양하게 | 판례 - 키워드 + 결론 위주 암기 학설 및 검토 - 논거는 1~2개씩만 |
iii) 출제 확률이 높은 A급은 풍부하고 정확하게 쓸 수 있게 공부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시간적으로도 할애를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러나, 공부 시간은 한정적입니다. A급을 시간을 많이 들여 충실히 공부한다는 건 B~C급을 덜 공부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트레이드 오프 관계임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어떤 것을 덜 공부한다는 게 너무 불안했고 쉽지 않았습니다. 특허법원 판례도 혹시 모르니 정확히 외우고 싶었고, 오랫동안 미출제 된 논점도 저도 모르게 너무 퀄리티 있게 암기하려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A급을 풍부하고 정확하게 쓰지 못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했습니다.
나름의 해결방안은 ‘A급을 시간상으로 먼저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 공부 분량에서 A급만 ‘꼼꼼히 암기’해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으면, B급은 ‘판례만 암기’하고 C급은 다음 회독으로 넘겨서 암기했습니다.
3) [학판검 정리 방법]
예전에는 긍정 학설 논거, 부정 학설 논거, 검토에 쓰기에 좋은 논거 이렇게 3분할해서 생각했습니다. 판례도 어느 부분을 쓸지 최대한 명확히 해놓았었습니다. 어떻게 쓸지 100% 준비해두어야 하고 거기서 변별이 날 것이라고 접근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든 것을 ‘정해놓고’, ‘암기해서’ 접근하니 답안을 작성할 때 멈칫멈칫하게 되고, 외워놓은 대로 쓰지 못했을 때 글이 꼬여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나중에는 긍정 논거와 부정 논거로 2분할해서 최대한 논점을 ‘이해’해서 접근했습니다. 이렇게 접근하면 답안을 작성할 때 학설의 논거와 검토의 논거가 위치상 바뀌는 경우도 생기는데, 개의치 않아 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접근했습니다. 다만, 결론적으로 GS를 많이 써볼수록 검토에 쓰기 좋은 논거와 학설에 쓰기 좋은 논거가 각자 알아서 자리를 잡아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판례의 암기 방법에 대하여 i) 예전에는 ‘판례 표현의 정확한 현출’ 자체의 목적을 두고 조사까지 세밀하게 외우려고 지나치게 노력했었습니다. ii) 그러나, 나중에는 ‘판례 논리 및 키워드의 정확한 현출‘에 방점을 두었습니다. 논리 및 키워드를 정확히 이해·암기하는 과정을 선행해두고 판례 표현 현출의 전체적 완성도는 여러 번에 걸쳐서 높여나간다고 접근했습니다. 특히, A급일수록 더욱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이렇게 관점을 조금 바꾸니, 판례 대부분의 논리 및 키워드는 정확하게 현출 할 수 있으면서도 A급 판례의 표현 세밀도가 많이 높아졌습니다.
4) [기본서 관리 방법]
예전에는 밑줄 및 형광펜 표시를 색깔 맞춰 꼼꼼히 하느라 시간을 많이 썼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딱히 표시를 많이 하지는 않았습니다. 강사님들이 이미 강약을 고려해서 밑줄 및 볼드처리를 해놓으신 경우가 많아서 어느 정도는 simple is best로 접근했습니다. 수정 및 보완을 많이는 안 했습니다.
예전에는 ‘100% 완벽하고 보기 좋은 나만의 교재를 만들어서 내 머릿속과 동기화 시키자’라고 접근해서 기본서를 완벽하게 만들려고 공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기본서 및 GS는 암기 및 이해를 위한 보조 수단이다’ 정도로 격하시켜서 접근했습니다. 이렇게 수정 및 보완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이니, 세밀한 암기와 현출연습에 시간을 더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GS에 기본서에 없는 논점이 나오거나, 기본서에 있는 내용이더라도 좋은 표현 혹은 목차가 나오면 따로 정리해둘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GS 자체를 여러 번 보기에는 시간이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땐 기본서로 다 옮겨 적기에는 어려운 때도 있어서 후술할 GS 정리표를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5) [GS 정리표의 활용]
GS를 한번 수강하면 자료가 잔뜩 쌓이기 때문에 정리하기가 너무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선배 변리사분 합격 수기를 참고해서, 나름의 GS 정리표를 만들어 활용했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GS 복습’ 자체를 아래 표 만들면서 했기 때문에 별도로 많이 시간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노션(notion) 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표를 만들었습니다. 노션만의 기능을 쓴 건 아니니 워드나 엑셀 등을 활용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GS이름 | 1회 | 2회 | 3회 | 4회 | 5회 | 6회 | 7회 | 8회 |
1문 | | | | | | | | |
2문 | | | | | | | | |
3문 | | | | | | | | |
4문 | | | | | | | | |
5x9의 칸을 만들었습니다. 한 칸에 ‘해당 논점 문제가 나왔을 때 어떻게 답안을 작성할 건지‘ 목차, 키워드, 두문자를 적어두었습니다. 강사님 답안에 제 생각을 추가해서 보완했습니다.
한 칸의 예시는 아래와 같습니다.
설문(1) [침해금지 청구에 대한 결론- 스피도사건] 1. 상표적 사용 의미 – 형11/실품기 2. 객체적 요건으로서 ‘상품’ - 교독상목품 3. ‘광고매체가되는 물품’ - 표시해도 사용X 4. 사안 - 수건의 외관, 품질, 거래현황 등 고려 → 교독상목품 → 상품O 일부가 무상으로 제공 ? → 그 부분 분리하여 상품성 부정 X 기능이 발휘 O → 상표적 사용O 5. 결론 – 침해O |
이렇게 해당 문제가 나왔을 때 활용할 수 있게 목차, 두문자, 및 키워드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실수를 많이 하는 부분, 부가적으로 관련될 수 있는 사항도 간략히 적어두었습니다.
한 GS를 정리하고 다음 GS를 수강하면 거의 같은 문제가 나올 때가 있는데, 문제가 너무 비슷하다면 과감히 삭제하고 새로운 GS 표에서 그 칸은 비워두었습니다. 다른 GS를 통해 보완하고 싶은 점이 생긴다면 이전 GS에 써뒀던 목차를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GS에서 해당 칸은 비워두었습니다.
이렇게 GS를 3~4개 정도 작업하게 되면 올해 찍히는 논점들에 대한 목차와 키워드 중심의 암기자료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본 자료를 중심으로 중복된 노력을 경감하며 빠르게 복습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A급을 A급으로 쓸 수 있었고, 지엽적 논점을 목차와 키워드라도 현출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2. 구체적 방법론
1) [2차 민소법 팁]
내용 면에서 L 강사님 기본서, 사례집, 핸드북, GS를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한 강사님의 교재로 쭉 공부했을 때 내용상으로 일관된 점(학설 및 검토의 논거, 판례의 어느 부분을 어느 정도로 답안에 작성하는지)에서 오는 강점이 상당하다고 생각했고 결국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례집, 핸드북, GS를 돌리며 암기 정밀도를 많이 올렸습니다. 덕분에 이미 암기가 많이 된 부분은 기본서를 읽을 때 리마인드만하며 대충 읽어 넘길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미 너무 잘 알아서 안 읽어도 되는 부분’이 많아질수록 회독의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시험 전에는 4~5시간 정도면 대강 리마인드를 하며 1회독이 가능했습니다.
중간에 얇은 요약서에 단권화를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단권화를 하면 할수록 맘에 안 드는 부분이 새로 생겨서 계속 업데이트만 하다가 숙달에 실패했었습니다. 빠진 내용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너무 불안해하는 성격이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비효율적 방법이었습니다.
형식 면에서, 최영덕 박사님 GS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실제 로스쿨에서 강의도 하시다 보니 교수님들이 실제로 작성한 답안도 많이 보여주셨고, 관점을 잡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특히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짧게 써도 된다는 관점, 논점별로 목차를 잡고 논점별로 문제점을 서술하는 방식, 결론 목차를 따로 빼서 요약해서 쓰는 방식 등을 배웠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2) [2차 상표법 팁]
① 상표법 기본 법리에 대한 전반적 이해 및 암기
1차 시험을 통해 어느 정도는 체득했을 수도 있지만, 2차 시험을 준비하는 데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2차용 기본강의를 수강하며 답안작성에 필요한 이론을 빠르게 정리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다만, 특허법에 비해선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법리가 많은 편이라서 얇은 기본서와 판례집을 다독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레 이해도가 많이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상표법 기본이론에 대한 이해는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게 되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2차 기본서의 비중을 줄이고 판례집과 GS 문제를 중심으로 공부하시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표법은 민소법이나 특허법에 비해 반복적으로 쓸 수 있는 판례가 많은 편입니다. (ex. 상표 유사 판단기준, 제34조 1항 13호 부정한 목적 판단기준 등) 이렇게 필수 암기 판례는 먼저 확실히 암기 및 숙달해 두어야 좋습니다. 그래서 ‘필수암기자료’를 배부하시는 강사님도 계신 데, 저도 이를 활용해서 자투리 시간에 암기해둔 게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판단기준·방법 판례의 경우 판단 요소를 나열식으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깊은 의미를 ‘이해’하려 접근하시기보단 정확히 현출 할 수 있게 숙달하겠다는 마인드로 ‘암기’해서 접근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득 이상 넘어가시는 경우 판례강의를 수강하시며 사실관계까지 한번 공부해두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② 상표법 절차 파트 정리
변리사 시험과목 중에 절차법이 많다 보니, 머릿속에서 내용 충돌이 많아서 100% 완벽한 암기 및 숙달이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부족한 부분은 시험장에서 법전으로 보완한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서를 통해 80% 이해 및 암기하셨으면, 조치 문제를 다수 풀어보시면서 ‘적용하는 연습’을 하시는 게 효율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③ 비전형상표, 특수 유형 표장, 마드리드 정리
비전형상표, 특수 유형 표장, 마드리드는 나올 수 있는 문제 유형이 제한적이란 걸 염두에 두시면 좋습니다. 즉, 기본서에 있는 ‘모든 세부적인 내용’을 암기하기보단, 필수 법리를 이해하고 나올 수 있는 ‘문제 유형’을 이해 및 정리해나간다는 느낌으로 공부하시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여러 GS의 마드리드 문제를 모아서 풀고, 문제 자체를 공부한다는 식으로 접근하시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④ 사안포섭
1차 시험에선 전혀 요구하지 않던 영역이므로 처음엔 감조차 안 잡힐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 사안포섭이 무엇인지는 ‘강사님들의 GS 답안’을 통해 학습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간략하고, 필수적인 내용은 다 담아두셨기 때문에 최종적인 지향점을 확인하시기 좋기 때문입니다.
강사님들 답안으로 방법론을 체득하셨으면 판례집을 통해 ‘판사님들 판례’로 사안포섭을 공부하시면 좋습니다. 판례집을 1~2회독만 하셔도 어느 정도 분량으로, 어느 정도 자세히 포섭해야 하는지 자연스레 학습된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에는 실제 답안에 활용할 수 있는 논리구조와 특징적인 키워드를 정리 및 암기해가며 공부하시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판례에서 사용한 간결하고 정제된 포섭 표현들과 논리구조를 따로 정리해두면, 이를 기반한 문제가 출제되었을 때 포섭에 강력한 무기로써 활용할 수 있습니다.
⑤ 논점 추출 및 답안작성 연습
특허법과 달리 등록요건이 다수 문제 되는 경우가 많아서 논점 추출 및 분량 조절이 어렵습니다. 추출한 등록요건에서 일반론을 다 쓰면 배점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빠르게 논점별 분량을 분배하고 과한 내용은 포기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실제 문제를 풀다 보면 큰 배점으로 길게 포섭해야 하는 문제와 작은 분량만 할애해서 짧게 포섭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실제 답안을 작성하실 때는 포섭할 사실관계를 많이 주었는지, 포섭에 할애할 배점이 몇 점인지, 타겟 판례가 포섭이 중요한 판례였는지 등 문제의 전체적 취지를 고려하여 어느 정도로 포섭할지 빠르게 정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면,
i) 10점짜리 문제인데 등록요건이 1개만 문제 되고 사실관계도 풍부히 준 경우
의의, 취지 / 요건 / 판단기준 / 사안포섭을
각각 나눠서 써주었고, 사안포섭을 풍부히 하였습니다.
ii) 반면에, 10점짜리 문제인데 등록요건이 4~5개 문제 되는 경우 한 논점당 2~3점의 배점만 할애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페이지가 6점 정도 분량이므로, 한 페이지에 논점을 3개나 써야 하니 굉장히 빡빡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욕심을 버리고 의의, 취지, 요건도 짧은 표현으로 대체하고 사안포섭도 논리만 들어가게 짧고 간략히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상표법은 정확한 논점 추출 및 분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문제를 목차 잡아 풀어보는 게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답을 자꾸 틀리거나 논점 누락이 잦으신 분이라면, 풀 답안을 쓰는 횟수를 조금 줄이는 대신에 문제를 많이 풀어보겠다는 식으로 접근하시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3) [2차 특허법 팁]
상표법 공부 방법과 차이점이 있는 부분 위주로만 서술하겠습니다.
① 기출문제는 GS 문제보다 사실관계 제시가 러프한 경우가 많아서 실제 시험장에 가면 당황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많은 GS 문제가 판례 사실관계를 그대로 주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기출사례집 등으로 러프한 문제를 많이 접해보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러프한 문제 속에서 어느 정도로 답안을 쓸지 고민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케이스를 나눌지, 타겟 판례의 결론을 염두에 둬서 풀지, 약간 가정을 할지를 ‘출제자의 의도’를 캐치해서 빠르게 판단해내셔야 합니다.
② 개인적으론, 판례 문구 자체를 구성하는 법리의 난이도가 상표법보다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본서를 다독해도 잘 이해 안 되는 판례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특허법 판례는 생각보다 이해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이해하면 암기할 양이 상당히 줄어듭니다. 혼자 공부해도 판례의 구조와 문구의 의미가 잘 이해가 안 가신다면, 판례강의를 수강하시며 이해도를 높이시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4) [2차 디자인보호법 팁]
기득 시절, 스터디원과 1:1로 매일 단문 암기 스터디를 했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만나서 암기한 내용을 주절주절 말로 설명하는 스터디였습니다. 처음엔 단문 하나 외우기가 너무 힘들었지만, 나중엔 입에 붙어서 암기 속도가 정말 빨라졌었습니다. 이렇게 디자인보호법에서 중요한 암기를 해결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는 K 변리사님 GS만 수강했습니다. 문제 이외에도 추가논점 자료를 주셔서 잘 활용했고 그것만 여러 번 봤습니다. 디자인보호법은 논점이 많지 않아서 해당 GS와 기본서로 범위를 좁혀도 무리가 없던 것 같습니다.
다른 법 과목 답안지를 작성해보면 어차피 디자인보호법 쓰는 연습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답안을 꽤 써보았기 때문에 답안작성 방향에 대한 나름의 확신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험 전 풀 답안은 작년 0번, 올해 1번 써봤고 목차만 떠올리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래도 항상 60점을 넘겼었습니다.
i) 중요판례와 심사기준을 잘 현출하고, ii) 포섭을 요구한 문제는 풍부하게 포섭하고, iii) 답을 맞힌다는 느낌으로 접근하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허법과 상표법이 섞인 과목이라 생각하시고, 거기에서 배운 많은 능력을 디자인보호법에도 적용하면 생각보단 빨리 50점을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필속]
필속 고민이 정말 많았습니다. 암기가 충분해진 시기가 지났는데도 13~14장밖에 못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외운 목차와 판례를 다 쓰지도 못한 경우가 너무나 많은데 잘 외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했습니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문제4는 알아보지도 못할 글씨로 쓰거나, 펜 자체에 신경을 쏟느라 머릿속에서의 판단과정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정말 많았습니다. 꾹꾹 눌러 쓰는 게 고쳐지질 않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합격에 지장이 정말 크다고 생각했고, 피드백을 많이 했습니다.
i) 백강 고시체를 연습해서 조금 효과를 봤습니다. (교재의 앞부분만 정도만 학습했습니다.)
ii) 펜을 제트스트림에서 프러스펜으로 바꿔서 큰 효과를 봤습니다. 특히, 프러스펜은 값이 싸서 GS 1회를 쓰고 바로 새 걸로 교체하기 좋았고 (= 펜 컨디션 균일화) 살짝만 눌러도 글이 잘 써져서 눌러 쓰는 습관을 고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올해 시험장에서는 처음으로 19~20장씩 쓸 수 있었고, 점수 향상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쓸수록 고득점인 건 절대 아닙니다. 다만, 1권도 못 채울 정도로 필속에 문제가 많으신 분이라면 보완할 방법을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6) [마인드 컨트롤]
① 긴 시간 준비한 실력을 단기간에 시험받기 때문에 실제 시험장에서 긴장을 덜 하는 것도 정말 중요합니다. 시험을 보는 고등학교 앞 스터디룸을 시험 전 한 달 동안 주말마다 예약해두었습니다. 매주 주말마다 ‘시험장을 간다.’라고 생각하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 지하철을 타고 스터디룸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같은 시간에 같은 과목 모의고사를 봤습니다. 시험장 가는 길이 매우 익숙해졌고, 시험 날 마인드 컨트롤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② 실제 시험을 응시할 때, 땀이 눈에 들어가 불편을 겪은 적이 있었습니다. 시험 날은 한여름이기 때문에 상당히 덥습니다. 그래서, 시험 날 30분 정도 미리 갔습니다. 몸을 식힐 수 있도록 목에 찬 물수건을 둘러두고 에어컨 바람을 미리 쐬어 두었습니다.
③ 매 GS를 응시할 때마다 조금 일찍 학원으로 갔습니다. 실제 시험 날처럼 숨도 가다듬고 짐도 정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험장과 똑같이 이어플러그를 끼고, 책상 좌측 상단에 법전을 두고, 시험지를 덮어두고, 초안지는 쓰지 않고, 우측에는 펜과 샤프를 두었습니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다음 시험장 종이 울리는 상상과 함께 2시간 동안 GS에 응시했습니다. 절대 시간을 초과해서 쓰지 않았습니다. 항상 ‘나는 지금 시험장에 와있다’라고 생각하며 GS에 응시했습니다. 반대로 실제 시험장에서는 ‘나는 지금 학원에 GS를 쓰러 왔다’라고 생각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습니다.
④ 예전부터 GS 등수는 어느 정도는 잘 나왔었습니다. 그러나, 가끔 모르는 논점이 나오면 등수가 떨어지는 경우가 생겼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가끔 등수가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대부분 10% 안쪽을 유지했으며, 모범답안에도 자주 선정되었습니다. GS는 모의고사에 불과하지만, GS를 계속해서 잘 보면서 안정감과 자신감을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Ⅶ. 마치며
저도 몇 번을 다시 읽어봤지만 부족한 게 많은 수기입니다. 아무리 합격했다고 해도 공부의 본질을 깨달은 것까지는 아닙니다. 전달하고 싶은 컨셉은 많은데 글재주도 한없이 부족하네요. 주제넘게 길게 쓴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시간 내어 읽으신 분들에게 무언가 도움 되는 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본인 상황에 맞는 방법론을 찾으셔서, 적어도 노력한 만큼의 성과는 꼭 거두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책상에서 수없이 번뇌하며 고생하고 계신 수험생분들, 그 속에서의 불안함과 걱정됨과 우울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공부하는 그 순간들 자체를 하나씩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변리사 시험이라는 게 제게는 너무나도 어렵고 긴 길이었습니다. 그래도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그 확신을 끝까지 놓지 않았더니 결국 끝은 봤습니다.
‘내가 이런 건 잘 보는데, 너는 꼭 붙을 거야’라고 말해줬던 승렬이, 한자외운다고 새벽에 스탠드 켜서 자는데 방해 받았을 석휘 형, 군대에서 매번 밥 사줬던 동영이 형, 매번 연락해서 응원해줬던 지환이, 밥 사주고 속상한 얘기 들어줬던 성원이, 학교까지 와서 밥 사주고 갔던 우재, 용주 형, 괜한 속상한 얘기 다 들어줬던 범선이 형, 성준이 형, 얼른 2차 붙어서 2차 사라고 응원해줬던(?) 혁수장 친구들, 시험을 처음 시작할 수 있게 업계를 알려주신 이재웅 선배님, 성민님은 꼭 붙을 거라고 여러 번 말씀 주시고 값을 매길 수 없는 조언 주셨던 갓형준 변리사님, 시험 직전 코로나 안 걸린 올해 시험은 꼭 붙을 거라 말해준 유신이 형, 형도 돈 없었을 텐데 밥 사주고 재워줬던 정도 형, 꿔바로우를 처음 먹게 해줬던(?) 진현이 형, 배울 점이 정말 많았던 재석이, 선생님은 무슨 일을 해도 잘하실 거라고 응원해주신 D 과외 학생 어머님, 함께 고생하며 스터디 했던 스터디원들, 많은 질문에 성심껏 답해주셨던 강사님들, 지나가는 말이라도 응원해줬던 그리고 합격을 축하해줬던 수많은 친구들, 강의를 시작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해주신 김영남 변리사님과 변리사스쿨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막내아들 아침마다 깨워서 아침밥 먹게 해준 어머니, 든든히 지원해준 아버지, 생일마다 용돈 준 누나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확신을 놓지 않을 수 있도록 끝까지 옆에서 믿어준 부산 사는 여자 친구 진심으로 감사합니다.